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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이 용팔이 사기꾼이 되어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by No.Fibber 2022. 9. 19.

목차

    3일동안 한끼도 먹지 못한 당신이 굶주림과 함께 수십개의 식당이 모인 푸드코트에 입장했습니다. 당신은 단 한 곳의 음식만 사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수 십개의 식당 모두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제육볶음 이라는 세 가지의 동일한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물어보면 저마다 자기내 집이 가장 맛있다며 일단 먹어보라고 합니다. 그렇게 들어선 8번 째 식당. 된장찌개 가격이 다른 곳 보다 500원이 저렴합니다.거기다 이 상가에서 자기네집이 된장찌개는 최고로 맛있다고 하네요. 에라 모르겠다. 싸고 맛있다는데 여기서 먹어야지!!
     
    "사장님 된장찌게 1인분이요!!!" 그러자 사장님 왈.  "아 방금 된장찌개 다 떨어졌는데, 어쩌죠? 아!! 잠시만 기다리세요!!" 라며 어디론가 뛰어갑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내가 이미 거쳐온 3번가게에 가서 된장찌게 1인분을 빌려왔습니다. 사장님은 황당해 하는나에게 인자한 미소를 날리며 한마디 합니다.


    " 오래기다리셨죠? 저희식당의 대표메뉴인 된장찌개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위에 적은 이야기가 바로 한국의  전자제품 소매상가들이 가지고있는 구조적 문제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 스타일을 맞추는데는 지금 처럼의 집단상가 시스템이 언듯 괜찮은 것 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한 층에서 똑같은 공산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강한 생존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는 너무나 비정상적인 구조입니다.




    차라리 식당이라면 똑같은 라면이라도 자기만의 토핑과 조리법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고가격이 이미 정해져 있는데다, 정해진 것 이상 상품의 가치를 높일 수도 없는 공산품의 경우는 비정상적인 가격 경쟁 말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여지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각박한 생존경쟁의 환경은 멀쩡한 사람도 악하게 만들곤 합니다.  당장 먹고 살 것을 걱정해야하는 집단전자상가의 상인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변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상술은 선량한 소비자들의 소중한 돈을 한 푼이라도 더 옭아매려드는 악질 상술로 물들어가는 악순환의 반복이 이어졌습니다.



     
    상대적으로 수 십년간 전자왕국의 칭호를 누려왔던 일본의 전자상가들을 보면 그래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한국처럼 한층에 서로 다른 상점이 같은 상품을 가지고 경쟁하는 집단상가 체제가 아닌 각각의 독립적인 건물을 가지고 경쟁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하이마트같은 양판점이 여러개 있는 것이죠. 소비자들은 같은 상품에 대한 다른 상점 가격을 알아보려면 건물을 벗어나 다른 건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기 때문에 5~10프로 내외의 가격차이에 집착하기 보다, 시연된 제품을 충분히 사용해보며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맞는 제품을 고르려고 합니다. 상인 역시 이웃상점 판매가격에 연연하기 보다, 상품설명에 좀 더 집중해 소비자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판매가 할인  보다는 적립금 혜택 등으로 매장 재구매와 재방문을 유도합니다.

     

    쇼핑의 목적이 최저가 구매실현이냐, 좋은 상품 선택이냐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엄청나게 큰 차이를 가지고 옵니다. 단지 가격을 물어보기 편하게 되어있는 집단상가체제 에서는 소비자 모두 한 푼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별다른 인사도 없이 "얼마까지 줄 수 있어요?" 를 연발하고 다니게 되고, 상인들 역시 하루에 수 백번씩 들려오는 지겨운 질문에 "얼마까지 알아보셨는데요?"로 응수하게 됩니다.

    단돈 5천원이라도 싸게 하지 않으면 어이없다는 듯이 노려보는 일부 손님들의 눈초리에, 싸게 팔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 속에 카드깡, 중고제품 판매, 부품 바꿔치기 등이 횡행하며 상황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악화되어 왔습니다.

    중요한건 현재 한국의 집단상가 체제는 인터넷 최저가 시스템 정착 이후소비자들이 막연히 바라는 것처럼 양심적으로 싸게 파는 선한 마인드 만으로는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물품 거래 역시 사람과 사람이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인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필요한 것이 오로지 돈 뿐인가 라는 것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 예정 내용.

    이유야 어찌됐건 법의 기준을 넘어서까지 소비자를 농락하는 판매자들의 행태는 바로잡혀야 합니다.

    다음편 부터는 용산전자상가,테크노마트,남대문 수입상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카드깡,중고판매,부품 바꿔치기등의 악덕 판매사례와, 찍기,돌리기 등으로 일컬어지는 판매스킬에 대해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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