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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전에 잠깐 하다만 이야기를 조금 이어가 볼까 합니다. 동영상 이라는 것은 보통사람들이 스스로 컨트롤 가능한 콘텐츠 중 축복과도 같은 감동을 간직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포맷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는 유독 동영상 보다 사진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더 높습니다. 이와 관련해 예전에 잠깐 작성했던 글 한편 링크드릴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메라를 구입할 때 동영상 기능을 중요하게 보면서도, 정작 구입한 후에는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건 동영상 촬영이 어려워서도 아니고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촬영하는 사람이 동영상이라는 포맷자체를 어떻게 활용해야하는 가에 대한 개념이 잡혀있지 않아서이고, 같은이유로 동영상을 영상이 아닌 사진과 같은 마음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진보다 동영상 촬영을 더 절실히 원하고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초보 부모님들 즉 갓 아이를 낳은 부부들이겠죠. 성장동영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왠걸 보통의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짧으면 백일 길어야 돌 정도까지 겨우겨우 억지로 영상 촬영해서, 돌 잔치 한 번 하고 나면, 바로 캠코더가 장농속으로 들어가게 되는것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성장동영상은 라이프 영상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만 이해하고, 그대로 차분하게 촬영만 해두어도, 10년, 20년이 지나면 기적과도 같은 감동을 선사 할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 입니다. 그리고 이 기적과도 같은 감동을 선사하는 영상을 촬영하는 방법은 스킬과 이론에 있는게 아니라, 영상이라는 포맷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올바른 습관을 갖추는 데 있습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신기하고 놀라운 장면에 집착하지 말것. 감동의 본질은 놀라움이 아닌 아련함에 있다.
우리아이가 뒤집기를 했네요!! 드디어 첫 걸음마를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으로서 이런 장면들은 정말 얼마나 감동스럽고 가슴 벅찬 순간일까요. 만에 하나 이런 장면을 캠코더나 카메라로 촬영이라도 해놨다면 몇날 몇일은 시간가는줄 모르고 반복에 또 반복을 할 것입니다.
성장동영상을 열심히 촬영하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은 초보 촬영자 대부분은 이런 극적인 순간에 집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소중한 순간인만큼 소중한 추억으로 기록될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한번 쯤 더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과연 지금 이 순간의 놀라움이 10년후에도 유효할 것인가 라는 것에 대한 부분입니다.
성장동영상의 가장 기본 원칙은 지금 찍는 영상을 촬영 후에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후 그리고 20년 후에 재생할때 어떤 느낌일까를 고민하시며 촬영하면 됩니다 그럼 절반은 성공입니다. 사람이 첫 걸음마를 땐다는 것, 그리고 첫 말문이 트인다는 것, 내 아이의 첫 시작을 직접 목격하는 그 순간에는 굉장히 놀라운 장면이겠지만,넓게 생각하면 사람으로서 누구나 거치게되는 팩트일 뿐입니다.
20년 후에 다 자란아이가 1살 때 자기 모습을 영상으로 감상한다고 머리속으로 그려봅시다. 영상을 보며 가슴벅차할 우리아이가 과연 자기가 첫 걸음마를 때는 모습에 감동을 할까요 아니면 디스플레이 안에서 비추는 20년 전 나의 모습을 보는 시간여행 자체가 감동일까요? ^^
10년 후 20년 후에는 부모님에게도 아이에게도 1분짜리 1편의 첫 걸음마 영상보다 1분짜리 10편의 아무영상이 더 감동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극적인 장면에 집착하지 말고 그냥 아무거나 찍으세요. 소변마렵다고 때쓰는 장면도 좋고, 신발 좌우 구분못해서 거꾸로 신는 장면도 좋습니다. 신기하고 놀라운 장면에 집착하지 말것. 감동의 본질은 놀라움이 아닌 아련함에 있습니다.
일주일에 5분. 그렇게 10년이면 돈 주고도 못사는 라이프 다큐멘터리가 됩니다.
아이 성장동영상 잘찍어보겠다고 캠코더나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하신 대부분의 부모님들, 구매하고 한 한달은 정말 열성적으로 찍지요. 그 다음달엔 반 밖에 못찍고, 고 다음달엔 1/3 그리고 그다음달엔 장롱행입니다. 영상은 사진과 절대 다릅니다. 순간의 기록인 사진과 달리 매번 찍는 동안 자세를 고정해야하는 흐름의 기록인 만큼 욕심이 과하면 금방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매일 찍을 필요 없습니다. 이틀에 한번도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시간도 딱 5분씩만 촬영해보세요. 한달이면 20분 1년이면 4시간, 10년이면 40시간입니다. 단 일주일도 거르지 않은 우리아이의 성장을 기록한 영상 40시간. 이 영상의 기록들이 10년후에 여러분 그리고 영상의 주인공인 아이들에게 어떤 결과물로 와닿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1시간짜리 괜찮은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나 힘든 작업이지만 일주일에 5분 "기록하는건" 정말 쉬운 일입니다. 일주일에 하루 5분을 찍으셔도 좋고 하루에 1분씩 5일을 찍으셔도 됩니다.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무슨 영화찍는 것도 아니고.
CCTV가 아닙니다 1회 촬영시간 되도록 3분을 넘기지 말아주세요.
사진 찍을 때는 그렇게도 활발히 돌아다니며 포즈요구도 잘하시는 분들이 캠코더 혹은 디지털 카메라로 영상촬영만 시작하면 CCTV로 변신하는 분들 많이 계십니다. 10분은 기본이요 심지어 20분씩 한 장면을 계속 찍는 분들이 계세요. 우리는 박찬욱감독이 아닙니다. 우리가 찍은 20분짜리 영상 그거 누가보고 있나요. 보기만 힘든가요? 나중에 편집도 힘듭니다. 찍을때야 조금만 더 하는 아쉬움에 종료버튼을 누르기 힘들겠지만 같은 장면을 계속 해서 찍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해도 중간중간 녹화를 종료하고 끊어가면서 재촬영해주세요. 그리고 되도록 한장면은 2~3분짜리 영상 1편이면 충분합니다.(재롱장치나 시상식장면같은 특수상황 제외)
이런 긴영상 촬영 정말 장담하는데 나중에 가면 대부분 저장공간만 차지하는 죽은 파일됩니다. 한번에 많이 촬영 하는 것보다 중요한건, 꾸준히 촬영하는 것 입니다. 위에 말씀 드렸죠? 일주일에 5분씩만 찍어도 10년이면 40시간 입니다. 이것도 다 못봐요. 오늘 못내 아쉬웠던 못찍은 5분은 걱정마시고 다음주로 양보해 주세요^^
마지막. 어려울 것없습니다. 겁먹지 말고 마구 들이대세요.
영상이라는 것 자체를 굉장히 어려워 하며 시작도 제대로 못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어렵지 않아요.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화면이 흔들리면 그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라도 감동을 선사하는게 바로 영상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영화감독이 아닙니다. 우리가 찍는 영상이 남들보기 부러워 할 정도로 세련되어야 할 이유도 없고, 극적이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중요한건 그 사람(우리아이)와 내가 함께 한 시간들이 최대한 오랜기간에 걸쳐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차분하게 기록 되어있는 것입니다. 지금의 결과를 바라지 않고 차분하게 기록된 그 영상들은 해가 갈 수록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기적같은 감동을 주는 성장동영상 촬영팁은 별 것 없습니다. 내가 왜 영상을 찍어야하고, 어떻게 남겨야하는지 인지한채로, 도전이 아닌 일상의 친구와 같은 개념으로 "항상" 그리고 "아무거나" 촬영하면 됩니다. 그게 다입니다.
2011.10.05 Frank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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