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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제품디자인(산업디자인) 국제 공모전 학생 부분에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하는 나라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예비 제품 디자이너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공산품들의 디자인 수준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다시 묻겠습니다. 애플,소니 제품의 디자인과 삼성,LG의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디자인 수준이 모자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왜 그렇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디자인 실력이 없어서? 감각이 부족해서? 개념이 없어서?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 땅의 소비자들이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환호 할 만한 디자인을 가진 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제조사가 개념없고, 디자이너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디자인이라는 가치를 천대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자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안 좋은 디자인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디자인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상위 1% 디자인 전공자가 일할 곳이 없어 진로를 바꿔야하는 비상식적인 나라 "대한민국"
이 시대를 사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부모님과 나라에게 사기당했습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어" 라는 부모님들의 철썩같은 약속,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에게 이 말도안되는 약속을 강요하게 만든 내 나라 대한민국.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이 중 취업문제로 한 시름 안 놓아본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만, 그 중에서 디자인 그리고 디자인 중에서도 제품디자인과 관련된 공부를 한 학생들의 상태는 좀 더 암담하다 못해 참담한 수준입니다.
상위 1% 이내라고 할 수 있는 H대학 PD과를 나온 학생도 일 할곳이 없습니다. 졸업하는 해 운 좋게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국대 대기업에서 새발의 피도 안되게 뽑는 제품디자이너 자리에 합격하지 못하면, 디자인 전문 회사 몇 곳을 기웃 거리다가 결국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선회하는 경우도 속출합니다.
공대로 비교하면 서울대공대,포항공대,카이스트 학부를 졸업한 학생이 실력이 부족해 취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일 할 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다 출판사 사무직으로 취업을 한다는 뜻입니다. "이 쯤에서 예상되는 충고가 하나 있습니다. 디자인 전문 에이전시는 일 할 사람을 못 구해 문제입니다. 학벌 좋다고 유세하지 말고, 조금만 눈을 낮추면 얼마든지 일 할 곳이 있을텐데요?"
상위 1%의 학생들 중 많은수가 기회가 찾아오면, 말 그대로 눈 낮춰서 디자인 전문 에이전시에 입사를 합니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 자체가 고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그들을 아프게 하는건, 디자인을 하지않는 디자인 회사들의 잘못된 행태 때문입니다.
제조사의 노예로 전락한 디자인 전문회사들의 처참한 실태
하지만, 입사 첫날부터 밤 12시 넘는 야근을 시켜댑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넘겨 주말까지 그짓을 반복하길래 열불이 났었습니다. 하지만 직장 옮기고 했으니, 잘해보겠다는 예비마눌의 뜻을 존중해서 참았는데...이 미x것들(죄송해요.. 욕좀하려구요.)은 한달이 다되가는데 나아지기는 커녕 이젠 새벽 2시가 되야 끝내주네요...
국내 굴지의 모든 대기업 일은 다 하더군요. S사, L사, K사 등등등 온갖 갑의 일은 다 받아서 하는 나름 큰 규모던데제가 한달간 지켜본 결과는... 그냥 공장이더군요.... 디자인 회사는 개뿔....뭣모르는 미대/디자인 학부 졸업생들을 취업시켜서는 노동력 착취를 해대더군요...
예비마눌의 얘기를 들어와본 바가 있어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라는 곳이 디자인은 멍멍이응아 취급을 하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적어도 예전 다니던 지방 광역시 소재 중소기업에서는 이정도까지는 아니었거든요. 갑도 그렇고... 디자인을 한다는 회사라는 곳이 이따위로 자기 재원 관리 안해주고 소모품으로 써먹는 행태를 보니..
몇년 몇십년이 가도 가망이 없어보입니다..
Clien의 B모님의 글 중 발췌
이유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이 고되서가 아닙니다. 학부때부터 밤샘이면 이력이 난 그들이 단지 야근이 많다는 이유로 자신이 선택하고 즐기는 일을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그곳에서 디자이너들이 하는 업무는 디자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끔 보면 제품디자인을 단순히 조형작업(모양을 이쁘게 하는)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디자인은 단순히 모양을 창조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제품디자인이라는 것은 단순한 모양 뿐아니라, 사용자들의 니즈를 대입한 사용성을 포함해 제품의 모든 가치를 포괄적으로 기획 해내는 예민하고 복잡한 기술이자, 종합 예술입니다.
국내 굴지 대기업들이 말도 안되는 물량을 말도 안되는 시간에 요구하며 강요하는 노가다 3D작업의 반복은 결코 디자인 작업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조사들이 이토록 디자인 작업을 별 것 아닌 이미지 노가다 작업쯤으로 여기게 만드는 것일까요?
당연히 그 방향을 원하는 "수요" 때문입니다. 기업은 철저히 이윤을 추구합니다. 당연히 시장이 원하는 가장 최적화된 요구사항을 자신들의 제품에 반영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IT제품군 소비자들의 수요에는 이 디자인에 대한 가치는 크지 않습니다. 아니 "아예 없습니다." 소비자가 디자인에 대한 수요를 만들지 않는데 기업이 먼저 나서 이 디자인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할 이유가 없습니다.
디자인의 가치를 월간잡지 별책부록쯤으로 여기는 그릇된 소비의식이 문제
블랙라이더님 블로그에서 발췌한 닥터드레 이어폰 (이미지 클릭!!)
더 논할 가치가 없습니다. 다른쪽은 그나마 많이 개선 되었지만 이 IT관련 업계에서는 여론을 형성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까지 제품디자인에 대한 의식수준이 정말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도 안됩니다. 의견에 대한 다양성은 모두 존중되어야 하기에 그들의 취향은 인정하지만, 잘못된 의식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가장 먼저 바로잡혀야 할 것은 다음의 두 가지 상황입니다.
1. 판매가격이 평균이상의 고가인데 제품 스팩과 성능은 평균이하이고 디자인만 훌륭한 경우 이 제품 자체를 덜떨어진 부족한 제품으로 폄하하는 경우
2. 다른 것 다 제쳐두고 단지 디자인이 예뻐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무개념 소비자로 매도하는 경우
2. 다른 것 다 제쳐두고 단지 디자인이 예뻐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무개념 소비자로 매도하는 경우
우선 제품의 판매가가 비쌀 수 있는 당위성을 스팩과 성능이외의 가치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 입니다. "이건 모양만 이쁜 주제에 가격이 너무 비싸네 거품이야 라고 말하는 것" 정말 하루빨리 바로잡혀야 할 그릇된 사고입니다.
최근에 가장 충격받았던것이 몬스터 케이블의 닥터드레 이어폰/헤드폰이었는데, "예쁜 디자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이어폰의 가격은 거품이다. 쓰레기다. 어차피 성능도 부족하니 X션에서 모양 똑같은 가짜를 구입하는게 현명한 것이다" 라는 말도안되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사람이 많은걸 보며, 진짜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말 오랜기간이 걸리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어떤 제품의 디자인이 단지 모양만 가지고도 소유하고픈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면, 그것은 세상 어떤 고성능에도 뒤지지 않는 엄청난 가치를 제품에 부여한 것 입니다. 물론 실제 성능과 뛰어난 조형이 잘 조화를 이룬다면 금상첨화 이겠지만, 그렇지 못한경우 성능이 아닌 디자인쪽이 더 좋은 제품이라고해서 성능은 좋고 디자인이 나쁜 제품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제품이 아닙니다. 어떤 쪽에 가치를 부여하느냐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결정이 되겠지요.
"IT제품이기 때문에 디자인을 포기하더라도 IT제품의 핵심인 고스팩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가치다" 라는의식이 하루빨리 사라지고, 디자인이 좋은 제품또한 훌륭한 가치를 가진 제품임을 인정한 소비의식도 함께 확대 되어야, 제조사들도 소비자가 원하는 성능과 디자인이 조화된 멋진 제품을 만들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지금처럼, 개발자와 윗선에서 던지는 정해진 스팩에 색칠공부하듯 디자인을 끼워맞추는 노가다 작업 같은 디자인 업무가 지속되면, 우리나라에서는 영원히 세계인을 매료시킬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 탄생하지 않을 것 입니다.
Franktime에서 Design Critic (이하 Dritic)이라는 카테고리를 개설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폰처럼 디자인 밑에 성능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제품이 흔해지는 즐거운 날 이 올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Dritic이라는 메뉴를 개설 했습니다. Dritic에서는 새로 업데이트 되는 컨셉디자인, 혹은 기성제품과 아이디어 상품에 대해서 오로지 디자인적으로 접근한 비판과 리뷰를 개제 합니다.
이 곳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Dritic을 계기로 제품의 디자인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재고하고, 그 가치가 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함께 인지하며,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된 디자인의 제품을 요구 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것이 앞으로 운영되어갈 Dritic의 청사진이자 욕심입니다.
감사합니다.
2011.10.03 Frnk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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