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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Column

소비자를 위한 리뷰에서 중요한건 데이터가 아니다. [DSLR,미러리스카메라,컴팩트디카 선택법]

by No.Fibber 2011. 10. 31.

목차

     

    모뎀으로 텔넷타고 접속하던 PC통신시절의 "동호회"에는 지금보다 좁고 적었지만, 더 정확하고 많은 수의 소비자를 위한 정보가 존재했었습니다. 텍스트만으로 공유되던 얼리아답터들의 구입기와 사용후기는, 글자 하나 버릴 것 없는 순도 높은 정보였습니다. 이유는 간단 합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도 모두 "소비자" 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와 소비자가 주고받는 올바른 방향의 정보 속에서, 좋은 제품을 가릴 수 있는 기준이 생겨났고, 그 기준을 가지게된 소비자들에겐 좋은 제품을 당당하게 요구 할 수 있는 힘도 생겼습니다. PC통신 시대가 종료되고, 인터넷 시대가 시작되면서, 이미지와 영상이 함께하는 콘텐츠들은 훨씬 더 큰 폭발력을 가진 정보로 서 각광을 받게 됐고, 프로슈머, 얼리아답터라는 각종 신조어들을 양산해내며, 소비자와 제조사가 동등한 위치에서, 더 좋은 제품을 생한 할 수 있는데 상호도움을 줄 수 있는 건전한 문화가 자리잡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주기보다 포토샵 디자인작업에 더 열을 올리는 덜 떨어진 리뷰어들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그 덜 떨어진 리뷰어들이 앵무새처럼 지져대는 어줍잖은 사탕발림 덕분에 제조사는 제품하나 던져주면 알아서 마케팅이 되버리는 말도안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를 위한 정보교환 활동은 없어졌습니다. 소비자를 위한 정보가 아예 없던 시절보다 더 더러워진 판이 벌어져 버렸습니다. 바로 소비자의 손에 의해서 말이죠.



    얼리아답터는 빠른 과시형 소비자이지 올바른 정보제공자가 아닙니다.

     

    어떤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자에게 정보가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은 한달입니다.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더 걸리겠죠.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와 전세계 IT업계 트랜드는 제품 출시 후 얼마나 빠르게 정보를 올릴 수 있느냐의 경쟁입니다. 1호 구매자, 1호 개통자에 주목하고, 그들이 올리는 첫 번째 사용기에 열광합니다.

    하루이틀 써보고 작성하는 "XX시간 사용해본 소감" 안에서 어떤 유의미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얼리아답터들이 공유하는 단 몇일만의 사용기와 단 하루만의 구매후기의 핵심 메시지는 단지 "내가 너희들 보다 더 먼저 구매했다" 라는 의미없는 과시욕과, 나는 너희들이 쓸 수 없는 실제 사용소감을 더 빨리 올릴 수 있다. 라는 자기 만족입니다.

    자기돈 자기가 쓰는데 무엇이 문제냐 라고 물으시겠죠? 자기가 자기돈 쓰는건 문제가 아니지만 자기돈 쓰고 끄젉이는 의미없는 몇줄 글귀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 문제 입니다. 단 하루 이틀만에 누구보다 빨리 포스팅해야한다는 압박감. 이 의미없는 행동에 대한 압박갑은 점차 리뷰어라는 사람들에게 자기 손으로 작성되는 콘텐츠 안에 소비자들에게 꼭 전달 되어야 할 제품의 의미, 포지셔닝, 사용 시나리오안에서의 문제점에 대한 공유는 적지 않고, 그저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누를 수 있는 표면적인 팩트의 설명에만 집중하게 만들게 됩니다.

    표면적인 팩트의 설명에만 집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 제품을 제대로 바라봐야 알 수 있는 단점이나 숨은 장점은 제대로 표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제조사가 미리 지껄여놓은 세일즈포인트를 다시 한 번 언급하는 수준에서 콘텐츠의 작성이 더 나아갈 수 없게되는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소비자를 위한 리뷰에서 진짜 중요한건 데이터가 아닙니다.

     

    국내유일 가카 헌정방송 나는꼼수다에서 딴지 총수 김어준씨가 말하길, 현재 국내 주류언론들의 가장 큰 문제는 가카의 은총을 너무 단편적인 팩트로만 전달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좀 더 현상을 다각도에서 바라보고, 이 문제가 우리들에게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입체적으로 조명해야하는데 그것이 안된다는 것이죠.

    리뷰도 마찬가지입니다. A4용지로 몇 십페이지씩 나오는 데이터 놀음에 아직 제품 못 산 5%의 얼리아답터들은 돈주고 사기전에 이미 사서 사용해본 것 같은 만족감을 얻을지 모르겠지만, 나머지 95%의 진짜 소비자들은, 호기심에 들어왔다 머리만 절래절래 흔들고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곳에는 소비자가 이 제품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에 대한 진짜 내용들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죠.

    제가 작성하는 리뷰들은 일반적인 카메라리뷰에 비해 굉장히 짧고, 상당히 빈약한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상세한 리뷰라고 말씀을 해주시곤 합니다. 보통의 리뷰사이트의 반에 반도 안되는 길이의 리뷰가지고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도 제가 작성한 리뷰에는 데이터는 부족할지언정, 이 제품이 현재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냐를 어설프나마 소개하고 있는 상품의 포지셔닝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어있고, 또 그것이 소비자들이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시나리오상에서 어떤의미를 갖게되는지 대입해서 설명드리고자 작성하는 부분에서 조금이라도 와닿는 부분이 있기 때문아닐까 생각합니다.



    리뷰어들은 데이터가 아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문학가"가 되어야 합니다.

     

    리뷰는 제품 설명서가 아닙니다. 리뷰는 광고 전단지가 아닙니다. 15억명의 리뷰어가 있다면 15억가지의 리뷰가 나와야 합니다. 리뷰라는건 소비자가 누구의 터치도 받지않고 소비자의 힘을 가장 강력하게 어필 할 수 있는 수단이며, 이 수단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감하며 공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제품의 설명과 데이터만 나열되어있는 리뷰는 식상하고 재미없으며, 오래가지 못합니다. 리뷰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리뷰어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합니다. 어떤 리뷰가 소비자들에게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혀졌다면, 그것은 그 리뷰어가 리뷰를 쉽게쓰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재미있게 쓰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블로그를 운영하며 지치고 힘들다가도 키보드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꽤 오래된 글에도, 제품 선택에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하는 저와같은 소비자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단지 디지털 카메라라는 한정된 제화안에서 밖에 공유를 하고 있지 못하지만, 여건이 된다면 제 생각에 동의하는 더 많은 분들과 이 곳 안에서 소비자들을 위한 "문학"들을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이제 더이상 리뷰라는 콘텐츠를 돈의 노예로 전락시키지 않고, 소비자를 위한 힘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리뷰어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2011.10.31 Frank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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