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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X100과 함께 다시 등장한 필름라이크라는 말. 디지털 카메라가 나온지 30년이 되었고, 이제 그 무엇으로도 성능면에서는 대체 할 수 없을만큼 안정도 되었는데 사진가에게 도대체 필름이라는 것이 주는 느낌이 무엇이길래, 조금만 유니크해지면 그리도 필름라이크를 찾으며 입에 침이튀는 것일까요..^^
이제는 제곁에 하나남아있는 필름카메라 MX를 손에 쥐어봤습니다. 필름라이크의 장본인 후지 X100을 조금이라도 더 진심으로 대하기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요.
셔터를 누르고도 찍은사진을 볼 수 없다는 것, 역시나 처음 몇 컷은 꽤나 답답하고 부자연스러웠지만, 이내 금방 다시 적응이 되었습니다. 맞네요. 셔터를 누르고 인화를 하기까지 사진이 어떻게 나올까 기대하는 기분. 그리고 내가 찍었는지도 모르는 사진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즐거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이런 재미도 있었더라는걸 잊고 지냈습니다. 이런게 필름으로 할 수 있는 재미난 구석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열광했던 로모의 십계명이 문득 생각나네요.
“셔터를 누르기 전 필름이 담긴 사진이 어떤 모습일지 미리 예상할 필요는 없다."
후지 X100의 최대개방 소프트를 보며 필름라이크라고 하던 사람들의 말을 보며 좀 의아했습니다. 과연 필름이 정말 소프트했던가 했나 싶어서 말이죠. 찍어보니 역시나 맞네요. 필름카메라의 사진은 디지털 보다 절대 소프트한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흉내낼 수 없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쨍함이 있는것이죠. 후지 X100은 그냥 소프트한거고요 ㅎㅎ
촬영한 사진을 몇 장 보면서 점 점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사진이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흔들린 사진 노출나간 사진들에 왠지 좀더 관대해지는 느낌. 사진을 자로 잰듯한 데이터적 기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그냥 그곳에 담긴 느낌에 집중하게 만드는 느낌. 아 이런것도 역사 사진을 찍는 재미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까맣게 잊고 지내버렸네요.^^
수동초저링을 놀리며, 알싸한 파인더에 시선을 의지한채 거리를 거니는 것. 빠르고 정확한 디지털 시대에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는 건 분명 말로 표현 못할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다라는 의미보다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며 다닐 수 있다라는 점에서 말이죠.
차가운 디지털 카메라가 무료해진 사람들일수록 이 필름의 느낌에 대한 향수는 짙어질 수 밖에 없고, 그래서 필름 냄새만 나도 열광할 수 밖에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으로 찍느냐 무엇을 찍느냐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찍는 사람의 마음이 어떠냐가 더 중요하겠죠. 저야 사진과 기계 어느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방랑객같은 사람이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은 지금 내 옆에있는 카메라가 어떤 것이라 하더라도 다른생각하지말고, 그냥 사진을 찍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는건 어떨까 합니다.
촬영카메라 - 펜탁스 MX & 후지 리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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