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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Column

[디카추천] 디지털카메라 질문할 대 꼭 지켜야할 에티켓

by No.Fibber 2011. 6. 8.

목차


    프랭크타임에 올라오는 디지털카메라 관련 질문에 본격적으로 답변을 달기 시작한지 두달 남짓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작성한 어줍잖은 글들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고, 자연히 생긴 여러가지 질문에 답변을 나름 열심히 드렸던 것 같네요. 방명록과 댓글에 질문이 조금씩 쌓여갈수록 익숙한 패턴의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쓸만한 디지털 카메라 좀 추천해 주세요"


     

    오해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답변드리기 싫어서가 아닙니다. 가장 좋은 디카 추천좀 해주세요라는 질문은 애초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질문이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만약에 모든면이 우수한 최고의 카메라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xxx를 추천해드립니다." 라고 답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혹은 특별한 목적이 있거나요. (특정제품 홍보?)

    제가 이곳에서 드리는 답변을 유심히 보신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 답변의 패턴은 정해져 있습니다. "읽어보시고 궁금하신건 추가질문해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제가 드리는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질문자가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게 만드는 것 입니다. 저도 그냥 쿨하게 특정모델 하나만 밀면 편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해야할까요? 친절해서? 자상해서? 둘다 아닙니다 . 이곳에서 몇번 드린 얘기긴 한데, 시장에 존재하는 다른제품을 모두 누르고 최선의 선택이 될 만큼 월등한 카메라는 이제 존재 하지 않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가장 좋은 카메라를 추천하는것이 아니라 질문자에게 가장 잘 맞는 카메라를 함께 찾는것 입니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합시다. 이제 세상에 "틀린"카메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스티브잡스의 명 연설과 함께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이폰이 아닌 다른 모든 스마트폰은 "틀린"스마트폰이었습니다. 아이폰이 아닌 스마트폰 중에서 아이폰을 사지말고 선택해야 할 만큼 뚜렷한 장점을 가진 스마트폰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무렵 어떤 스마트폰을 사면 될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부분 하나로 통일 됩니다.



    "아이폰 사시면 됩니다."



    아이폰이 출시한지 2~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도 세상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추천되야 할 스마트폰이 아이폰인가요? 아닙니다. 여전히 아이폰이 훌륭한 스마트폰임에는 틀림없지만, 이제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를 아이폰과는 다른 가치로 충족시켜줄 수 있는 훌륭한 스마트폰들이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 뭐가 좋아? 라는 질문에는 xxx가 좋아가 아닌 왜 스마트폰을 사는데? 스마트폰으로 뭘 하려고 하는데? 를 물어보는 것이 맞습니다.


    활성화 된지 2~3년된 스마트폰도 이런데 상용화 30년이 되가는 디지털 카메라는 오죽할까요? 아직도 그런 우수한 디지털 카메라가 존재할까요? 설마요, 그럴리가요, 말도안되죠, 그런 제품 없습니다. 디지털카메라는 이미 수년 전에 성능과 기능이 평준화 되었습니다. 가격대 성능비라는 가치까지 합세한다면, 서로다른 디지털 카메라가 사용자에게 부여 할 수 있는 가치의 경우의 수는 인간의 능력으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해집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최선의 선택이 있을 뿐입니다.



    "뭐가 좋아요?"는 그들의 먹잇감일 뿐 입니다. "뭐가 어떻게 다른가요?"가 맞습니다.

     


    xx만원대 디카 중 가장 좋은 건 무엇일까요?

    동영상,사진 모두 우수한 카메라 추천해주세요.


    왜 네이버 지식인에는 제조사의 홍보요원들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일까요? 왜 네이버 블로그에는 찬양일색의 리뷰가 판을 치는 것일까요?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가장 "좋은"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본능적인 욕구 말이죠. 난 모르니까 제일 좋은 것으로 추천해주세요라는 질문은 그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됩니다.

    "제일 좋은거 추천해주세요" "A와 B중에 뭐가 더 "좋은"가요?" 라는 질문은 제조사의 홍보요원들에게는 너무나 손쉬운 질문들입니다. 그냥 자기들 것 좋다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좋은거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모두다 좋다고 하는데 머리가 안아플 수 있겠습니까. 난 좋은게 사고 싶은데 프랭크타임에서는 이건 이게 안좋다 저건 저게 안 좋다라고 트집을 잡으니 혼란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요?

    오늘부터 갑자기 네이버 지식인에 A와 B중 뭐가 좋을까요? 라는 질문이 아닌 A와 B는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라는 질문이 쏟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몇달 가지않아, 홍보요원들은 하나 둘 씩 자취를 감출 것입니다. 그들이 아는건 오로지 A가 B보다 좋다, B는 A보다 나쁘다 뿐이니까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갖겠다는 헛된 욕심은 쿨하게 버립시다. 적어도 디지털 카메라는 모든 상황에서 특정제품을 추천할 만큼 절대적으로 뛰어난 제품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요. 소비자가 명확한 사용목적과 예산 선호브랜드를 고려해서 최소 2~3가지의 후보제품군은 선별해야만 정상적인 답변이 가능합니다.



    최소한의 서치와 공부는 합시다. 그게 질문자가 가져야할 최소한의 에티켓입니다.

     

    혹시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도통 무슨말인지 모르겠어서 죽어도 후보제품군을 추리지 못하겠다는 분들 계신가요? 자신있게 말씀드리는데 그런분들은 질문하지마시고, 가진 예산 안에서 아무 디지털 카메라나 사셔도 괜찮습니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 어떤제조사의 어떤 제품을 사셔도 그 정도 라이트 유저는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좋은 성능을 가졌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조금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최소한의 서치와 공부는 합시다. 답변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질문자를 위해 필요한 부분입니다. 문제가 정확하지 않으면 제대로된 정답이 나올 수 없듯이, 질문자가 질문을 정확하고 치밀하게 하지 않으면, 질문자를 위한 정확한 답변은 나올 수 없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답변자들이 한개의 답변을 드리는데 드는 노력은 적어도 질문자가 주시는 질문에 들어가는 노력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답변활동이 힘들고 지치는 건 양이 많거나 시간이 많이 들어서가 아니라, 원하는 만큼 정확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대부분 기준이 서지 않은 추상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드릴 때 발생합니다. 저는 답변활동은 정보제공이 아닌 정보공유라고 생각합니다. 저 조차도 답변을 드리면서 여러 상황의 사용모습을 관찰하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하지만 그곳에 아무런 사용상황과 배경정보가 존재하지 않는 다면, 30초에 끝나는 답변이더라도 너무 힘이들고, 찝찝하고, 지칩니다.

    답변 하나 드리는데 1시간이 걸려도 좋습니다. 부디 답변 드리는 1시간 내내 신나서 타이핑하고 자료정리하면서 즐겁게 답변드릴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건 그저 정보공유와 질문자가 갖는 고민에 대한 공유와 해결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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