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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효과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는 혼돈 이론에서 초기값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때로는 좋은 뜻으로 했던 행동이 훗날 누구도 감당 할 수 없을 정도의 큰 흐름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비효과"라고 표현을 하죠. 프랭크타임은 리뷰와 사용기를 구분지어 규정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일반화되어 리뷰를 특정 의미로 규정한다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말씀드렸던 이유는 "리뷰"라는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가지는 파급력이 생각보다 강력하고 독하기(?) 때문입니다.
리뷰는 PC통신 시절에도 존재 했습니다.하지만 사진과 영상을 함께 보여줄 수 없었던 PC통신의 한계상 제품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분석하는 "리뷰"의 개념 보다는 문자를 빌어 본인의 소감과 상황을 설명하는 사용기 혹은 후기정도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는 법. 프랭크타임에서는 14년을 "눈팅"만 해오던 대한민국 최초의 "리뷰어"를 만나고 왔습니다. 바로 한때 "로드파이터"라는 필명으로 유명했던 유회원 씨 입니다. 리뷰를 최초로 작성한 사람이 아니라, 이 나라에 "리뷰어"라는 개념을 정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리뷰를 쓰는 사람을 뜻하는 "리뷰어" 이 단어가 세상에 미친 영향력 그리고 의미. 과연 어떤 것일까요?
본 인터뷰는 로드파이터님과의 구술 대화를 문서로 다시 정리한 내용입니다.
로드파이터에 이해 시작되고 완성된 대한민국의 "리뷰어"
1. 정면/후면/측면/상세부위등으로 세부적인 분석과 함께 리뷰 중 디자인의 부분을 중요하게 다룬 첫 번째 리뷰어. 이 포맷은
잘찍은 사진과 함께 신제품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하는데 도움을 주어 제조사가 마케팅용으로 적극 활용하였다.
2. 현재 모든 리뷰어들이 사용하는 서론-스펙-외관-기능-특징-총평으로 이어지는 풀 리뷰 포맷을 처음 시도하고 완성한 리뷰어.
2. 커뮤니티/매체에서 활동하며 본인 스스로 "리뷰어"라는 명칭이 붙이고, 이 단어를 온라인에 정착시킨 사람.
3. 필자 라는 수식어를 처음 사용한 리뷰어. 리뷰어 스스로가 자기를 "필자"라고 허세 떨도록 만든 장본인.
4. 이미 망한 제품이 리뷰 한편에 부활하는 첫 사례의 주인공. 이것은 제조사와 리뷰어가 결탁한 상업리뷰 탄생의 단초가 됨.
5. 5번 사례를 본 국내 제조사가 제품 출시 전 제조사와 논의 하에 리뷰를 작성한 첫 번째 사례를 만들었다.
이것은 후에 제품 대여 -> 리뷰작성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상업 리뷰 시스템의 기틀이 된다.
로드파이터 리뷰에 의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대표작(?) 2가지
1. 커널이어폰 소니 EX70SL : 양산형 최초의 커널형 이어폰으로 선보였던 소니의 EX70SL. 일본에서는 대성공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상태였습니다. 기능성을 철저히 배제한 "성능"이 미달 한다며, 그 당시 실력자들이 폄하를 했기 때문인데, 4만원이 넘는 이어폰이 이들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성공하는건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몇달 후, 로드파이터님의 EX70SL 리뷰가 공개되었습니다. 부족한 성능을 무색케 하는 차음성이 탁월하다는 대 호평. 4개월 넘게 창고에 쌓여있던 EX70SL 수 천개가 단 보름만에 완판되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커널형 이어폰이 한국시장에서도 주류로 올라서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대한민국에 리뷰 한편으로 이미 망한 제품이 다시 성공하는 이례적인 사례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운건, 이 엄청난 성공과정이 소비자들간의 좋은 제품을 찾기 위한 순 기능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들을 더 잘팔기 위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먼저 알아봤다는 사실입니다.
영화 속 명 대사가 떠오릅니다. " 왜 나쁜놈들보다 더 빠르지 못해!!"
2. 크래신 국민이어폰 "도끼" : 크래신 공전의 히트작 도끼 이어폰도 로드파이터님의 리뷰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그의 리뷰가 오픈되고 난 다음 주, 제가 일하던 상점에선 도끼만 하루에 800개 넘게 파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 사건은 국내 제조사들이 제품 출시와 함께 유명한 리뷰어를 활용하는 시스템에 눈을 뜨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리뷰에 의한 온라인상에서의 화제, 그리고 매출의 성공을 목격한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주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유명 리뷰어들을 섭외하여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국내 기업 중에서는 크레신(구 리맥스)과 아이리버가 특히 심했습니다. 재미있는건 이 기업들이 리뷰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초반에는 굉장한 효과를 거두었으나, 결과적으로 두 기업의 몰락을 앞당겼다는 것입니다.
맹목적인 리뷰어의 활용이 시장에 어떤 의미를 던지는가 라는 점. 분명히 생각해 볼 문제 입니다.
여자분이 주로 쓰는 화장품 리뷰도 개봉기라는 이름으로 외관 나열부터 들어갑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리뷰라는 콘텐츠를 쓰고 있는 모든 사람은 로드파이터님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됩니다. 10년 내내 어떻게 하면 로드파이터님이 만들어 놓은 정형화 된 포맷에서 벗어난 리뷰를 쓸 수 있을 까 고민을 했으니, 저 조차도 그 영향력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제가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 로드파이터님을 만나고자 나선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보는 사람이야 그냥 별 생각없이 스크롤 내리며 읽어 내려가지만, 콘텐츠는 쓴 사람 조차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낼 정도로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분명 로드파이터님은 소비자 입장에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좋은 의미로 리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읽고 받아드리는 독자와, 기업. 그리고 그를 따라했던 수 많은 리뷰어들은 우리나라의 온라인을 자본에 편에서 기업을 위한 글만 생산하는 더러운 쓰레기장으로 전락시켰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Frank : 처음만나 반갑다 :)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나말고 또 당신을 우리나라 최초의 리뷰어로 기억하는 사람 있나?
RoadFighter : ........없다. --; 아직도 나를 그렇게 기억하기엔 세월이 너무 흘렸다 ㅎㅎ 그나저나 그런걸 기억하고 계시는 그쪽도 참 특이하다 -0-
Frank : 내가 좀 변태다 :) 그건 그렇고, 활동 초기에는 미국에서 지낸걸로 아는데, 첫 번째 리뷰 기억나나?
RoadFighter : 2000년도에 작성한 SONY CDP EJ925(E999) 리뷰다. 사이트는 MD코리아였고, 그때 우리나라가 PC통신에서 막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 할 때라 이렇다할 리뷰콘텐츠같은게 없던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첫 번째 리뷰를 작성했다.
로드파이터가 작성한 첫 번째 리뷰기종 소니 CDP D-EJ925
Frank : 비속어로 표현하자면, JON나게 긴 리뷰였다. 특히 제품 각 부위를 상세히 찍어올린 디자인파트가 인상적이었다. 당시로서는 참 센세이셔널 했는데, 어떻게 그런 리뷰를 작성 할 수 있었나?
RoadFighter : 대학교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했다. 전공과정 자체가 사람들 앞에서 내가 생각한 제품이 어떤 제품이다라고 PT를 할 일이 많은 과정이라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제품의 이모저모를 뜯어보는 습관을 들이게 됐고, 그걸 온라인에 콘텐츠로 옮긴게 바로 그 리뷰였다.
Frank : 지금도 사람들이 그 리뷰 포맷 아직도 그대로 따라한다. 토나온다, JON나 재미없어서, 어떻게 생각하나?
RoadFighter : 안타깝다. 리뷰라는게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 선보여서 더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난 되도록 많은 리뷰어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독특한 리뷰를 쓰기를 원했다.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내 포맷을 더 멋지게 발전시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우리나라 특유의 주입식 교육방식이 한 몫하지 않았나 싶다.
왜 그런거 있지 않나. 좀 먹힌다 싶은걸 누구보다 빠르게 따라하며 더 발전시키는건 잘하지만, 아주 새로운건 만들지 못하는, 참 안타깝다.
Frank : 안타까우면 쫑? 그럼 하나 더 물을께. 난 당신이 벌려만 놓고 수습을 안해서 우리나라 리뷰가 개판됐다고 생각한다. 동의하나?
RoadFighter : 일면 동의한다.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누구에게 이렇다 저렇다 지적하는 성격이 못 된다 그러다보니 리뷰도 왠만하면 긍정적인 톤으로 나오는 편이고, 하지만 그 긍정적인 톤 마저 리뷰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줄은 예상 못했고, 제조사들이 이런 면을 롤모델 삼아 리뷰를 퍼뜨리는걸 그대로 방관한 점 분명 내 책임도 있긴 하다.
하지만 내가 세상 리뷰어들의 모든 행동을 다 컨트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리고 변명 같지만 난 리뷰를 넘어 우리나라에 리뷰어라는 사람들이 인정받았으면 하는 욕심도 있었다. 그래서 같이 리뷰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걸 즐겼던 것도 있다.
Frank : 말 잘했다. 난 당신이 "필자"라는 표현을 처음 쓰기시작한걸 분명히 기억한다. 요즘은 초딩도 리뷰만 쓰면 자기를 필자라며 무게잡더라. 허세떠는거 좋아하는 특유의 우리나라 사람들 감성을 제대로 건드렸다. JON나 오글거린다. 원래 무게 잡는걸 좋아 하나?
RoadFighter : 그런건 아니다. 다만 난 리뷰어라는 위치가 사회로부터 존중받는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를 원했다. 미국을 보면 제품에 대해 심도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리뷰어들이 자기글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만 가지고도 존중받고 돈도 벌면서 산다. 한국에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랬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리뷰어의 위치를 잡아보고자 "필자" 혹은 "리뷰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좀 다르게 흘러가더라,(리뷰어가 독자를 위해 글을 쓰는게 아니라 제조사를 위해 글을 쓴다는 뜻)
(자칭 필자분들!! 본인들이 왜 필자라는 말을 스스로 쓰고 있는지 잘 아셨어요? ㅎㅎ 그럼 그 의미도 잘 헤아리길 바래요^^)
Frank : 오오 그러셔? 근데 왜그랬나?
RoadFighter : 뭐..내가 뭘? 뭘 말하는거지? -0-
Frank : 솔직히 대답해라 크래신 도끼가 정말 당신이 쓴 것처럼 그렇게 JON나게 좋은 이어폰 맞나?? 아무것도 욕할게 없나?
RoadFighter : 아니다.-0-
Frank : 그런데 왜 그렇게 좋다고 JON나게 빨아댄거야?
RoadFighter : 일본과 서양기업만 판치고 있던 이어폰/헤드폰 시장에 하나 쯤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기업이 생겨나길 바랬다. 때마침 도끼라는 이어폰이 나왔고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지만 욕할정도의 성능도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을 응원하는 의미로 칭찬을 했다.
Frank : 잠깐, 그럼 제품의 본질과 상관없이 본인의 감상적인 면을 대입해서 실제보다 더 좋다고 했단 말인가?
RoadFighter : 그렇다.
Frank : 왜 그렇나? 그것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피해받게 될 무지한 소비자들의 입장은 생각해보지 않았나?
RoadFighter : 우선, 도끼가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지 욕해야 할 정도로 부족한 제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물론 나의 감상적인 면 때문에 실제보다 더 좋은 이미지로 비춰지게끔 리뷰를 작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차이는 독자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리뷰어는 신이 아니다. 충분히 개인적인 사견이 들어 갈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누구에게 돈을 받고 쓴 리뷰도아닌데 자기돈 들여 산 리뷰를 쓰는 리뷰어에게 그런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그게 당연시 되는 분위기라면 리뷰어는 리뷰 못쓴다. 리뷰는 분명 주관적인 사견이 들어간 콘텐츠인 만큼 독자들도 그것을 걸러들을 최소한의 지식은 공부해야한다고 본다.
Frank : 도끼의 성공 때문에, 크레신 E700때는 제품 출시 전부터 크레신과 작전을 짜고 리뷰를 좋게 썼던걸로 아는데? 그렇게 맹목적인 칭찬리뷰, 도끼랑 같은이유인가?
RoadFighter : 그렇다. 하지만 아는지는 모르겠는데 등록했던 리뷰 금방 삭제 했다.
Frank : 이유가 뭐지?
RoadFighter : 난 정말 순수하게 한국 회사가 잘되길 바랬었다. E700은 그 한국이어폰의 최고의 이어폰이 되었으면 했던 제품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그 제품을 일본회사인 오디오테크니카에 OEM으로 납품하더라. 내가 생각했던것과 다른 방향이었다 그래서 삭제했다.
무엇 때문에 두 사람의 생각이 이렇게 갈렸나 고민해 본 결과, 두 사람이 위치한 시대적 상황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됩니다. 로드파이터님이 리뷰를 쓰던 시기는, 지금처럼 상업리뷰가 존재하지 않던 시기, 즉 일부 커뮤니티회원들 사이에서만 리뷰가 읽혀지던 시절이고 2차 영향력은 그 리뷰를 읽던 독자들의 판단에 의해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에 로드파이터님의 의견도 일견 일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은 세상 모든 곳에 상업리뷰만 판치고 있는 상황. 나라도 최소한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니 저는 힘들고 고되더라도 리뷰어에게 윤리적인 책임의식도 강요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상황입니다.
그러고보니 어릴적엔 저도 로드파이터님 같은 리뷰를 썼고 그 리뷰로 수상을 했던 기억도 나네요^^
Frank : 내가 생각하는 당신 리뷰의 하이라이트다. 망해버린 이어폰을 다시살린 심폐소생리뷰였다. 그 거지같은 소리의 이어폰을 히트시켰고, 우리나라에 커널이어폰을 이어폰 시장의 주류로 시켰으니까.
RoadFighter : 나도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한다.
Frank : 리뷰쓰고 그 당시 고수들한테 JON나게 욕먹었다던데? ㅋㅋ
RoadFighter : 욕까지 섞인 항의메일을 30통넘게 받은 것 같다.
Frank : 이유가 뭐지?
RoadFighter : 뭘 뭐겠나, 성능도 거지같은걸 좋다고 했으니 그런거겠지.
Frank : 그러게 왜그랬는데?
RoadFighter : 커널의 장점은 일반 오픈형 이어폰으로는 절대 따를 수 없는 차음성이다 커널형 이어폰이 없던 그 당시로서는 음질은 그 다음의 문제였다. 생각해 봐라 당시 최고의 이어폰 E888을 끼고 지하철에서 음악감상이 가능할 것 같나? 하지만 70SL은 좋던 나쁘던 음악을 온전히 들을 수 있게 해준 이어폰이었다. 그리고 그 부분은 휴대용 음향기기를 사용하는 많은 사용자의 불편사항이기도 했다.
리뷰는 어떤 상품의 절대적인 성능을 객관화된 수치로 표현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그 제품을 쓰고 있는 시대적 상황, 그 제품이 위치한 사회적 배경 현재의 트랜드는 물론 대중들의 심리까지 모두 고려하여 작성해야하는 콘텐츠다. 사람사는 모습이 다다르고, 생각하는게 다다른데 제품을 한가지 기준으로 평가하는게 말이되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사람이 멍청한거다.
로드파이터님은 여전히 소니기기를 애용 중
Frank : 다시 원론적인 질문이다. 난 아직도 당신이 아니었으면 한국리뷰가 이렇게 개판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을 하곤 한다. 후회되는건 없나?
RoadFighter : 후회한다. 안타깝기도 하고.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고해서 바뀔 것은 없을 것 같다. 난 특별한 명예나 돈을 바랬던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리뷰를 정보를 공유하기를 원했고, 그 리뷰를 쓰는 사람이 전문가로서 사회적 인정을 받기를 바랬으며, 그로인해 소비자에 의한 또 다른 문화콘텐츠가 탄생하길 바랬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의 리뷰 중 상업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부분만 골라서 리뷰가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며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을 나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사회적 흐름이 되어있었다.
솔직히 말해 지금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다. 난 그저 한명의 글쟁이일 뿐이니까. 다만 본인이 오로지 돈만을 위해 리뷰를 쓰는게 아니라면, 본인이 왜 리뷰를 쓰는지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난 리뷰를 쓰기 어렵다고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요즘 백화점에 무엇이 유행하는지는 아세요? 라고" 리뷰는 글 안에 이 세상이 돌아가는 모든 이치를 함께 관찰하고 담아내야하는 콘텐츠다.
그것을 포함해서 자기만의 색깔을 담아 리뷰를 작성하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리뷰는 제품에 대한 성능과 디자인을 알려주기 위해 쓰는글이 절대 아니다.
로드파이터님이 요즘 애용하는 SONY NWZ-F886
로드파이터님이 리뷰를 작성하고 엠디코리아를 중심으로 IT제품 리뷰가 활발하게 퍼져나가던 즈음, 주변의 리뷰어들에게 수 십만원대 헤드폰과 플레이어들을 그냥 선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 리뷰어들은(쪽팔릴까봐 그사람들 필명은 안까겠음) 뒤에서 로드파이터님을 일컬어 달라고만 하면 그냥 막 주는 "물주"취급을 하며 뒤에서 수근거렸었죠.
10년이 넘어 저는 그 사실을 말하며 로드파이터님에게 물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그랬던거 아시냐고, 알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왜 그렇게 바보같이 주기만 했냐라고 질문했습니다. 그에 대한 로드파이터님에 대답은 이렇습니다.
"진심으로 그들이 이 땅에서 리뷰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자리잡는 모습을 보고싶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제가 준 그 제품들을 쓰는동안 잠시나마 행복했다면, 저는 그걸로 됐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리뷰는 제품을 돋보이게 하기위한, 혹은 내가 이 제품 샀다고 자랑하기 위한, 아니면 성능을 깨알같이 분석한 보고서를 완성하기 위한 콘텐츠가 아닙니다. 그 제품을 쓰는 사람들의 생각과 삶 그 안에서 그 제품과의 생활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를 고민하며 진단하고 정보를 나누는 콘텐츠 입니다.
자식들은 키워놓으면, 자기 혼자 컸다고 잘난척들 한다고하죠. 저를 포함해 이 글을 읽으시는 거의 모든 리뷰어들은 이 사람 로드파이터님의 영향아래 발전하거나 "타락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 리뷰를 쓰고 리뷰어가 많아지길 바랬던 이유는 위와 같다고 합니다.
리뷰가 무엇인지, 한 번쯤 같이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리뷰는 무엇인가요?
댓글로 본인 생각을 달아주시는 분 중 5분께 맛있는 커피 기프티콘을 쏘겠습니다.
거절 말고 많은 의견 부탁드려요^^
20140403 Frank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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