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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돈 80~90만원정도에 소문만 무성하던 1/2.3인치센서 미러리스 렌즈교환카메라 펜탁스 Q가 발표되었습니다. 저렴할 것이라고 예상한분들도 계시지만 가격대는 제가 예상한 정도로 나와줬네요.(제 예상치는 100만원전후)
시장에 발표가 되면 꽤 많은 비판이 있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그 강도가 세네요. 요 며칠 펜탁스 Q에 대한 인터넷의 반응을 주욱 살펴 보았는데, 비판이 이해는 가나 방향은 좀 갸웃하게 되었습니다. 방향이 갸웃한 이유는네티즌들이 잘못 생각했다기 보다, 어떻게 기획자가 이렇게 밖에 컨셉을 표현하지 못했나 싶은 안타까움 때문이었습니다.
발표된 펜탁스 Q는 분명 비판받아 마땅한 한심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 비판을 받아야하는 이유가 절대 센서크기가 1/2.3으로 작은것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은 논외로하고요^^) 그럼 제가 생각하는 펜탁스 Q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센서가 1/1.7급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펜탁스 Q의 센서에 대한 의견 중 가장 많이 보았던게, "어차피 똑딱이 센서 쓸 것이었다면, 1/1.7이라도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였습니다. 정말 펜탁스가 펜탁스 Q의 센서를 1/1.7급 현 하이엔드 디카급 센서를 사용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현역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마이크로포서드 이상인이상 펜탁스 Q가 센서로 욕을 먹지 않으려면, 무조건 마이크로포서드 이상의 센서는 사용을 했어야 합니다. 펜탁스 Q에서 사용한 소니의 1/2.3 이면조사형 센서는 1/1.7 하이엔드 디카의 이미지 센서와 이미지 퀄리티가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야간이라면 오히려 더 좋은 점도 있고, 이 정도 면적 차이로 아웃포커싱을 논하기도 말이 안되구요.
펜탁스의 기획자도 이점을 인지하여 센서채용을 1/2.3으로 하여 렌즈와 바디크기를 좀 더 줄여보려고 했을 것입니다. 기획자가 발표회에서부터 펜탁스 Q는 현 소니와 파나소닉,올림푸스,삼성의 미러리스 카메라와 경쟁할 카메라가 아니라고 했는데, 이 말 이대로 펜탁스 Q는 절대로 센서에 큰 의미부여가 필요한 카메라가 아닙니다.
너무 늦었다. 펜탁스 AUTO110의 후계자가 되기엔 시기가 안 좋았습니다.
펜탁스는 얼마전 펜탁스 AUTO110을 모티브로한 I-10이라는 컴팩트 디카로 재미를 좀 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펜탁스 Q는 이 AUTO110 복각작업의 완성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AUTO110이 처음 세상에 선 보였을 때 카메라 매니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보통 SLR의 반토막도 안되는 크기에 본체와 렌즈까지 다 합해도 기존 SLR의 바디무게보다 가벼웠으니까요. 그 안에는 실제로 SLR과 같은 구조의 장치들이 모두 위치했고, 지금의 펜탁스 Q처럼 135필름의 SLR보다 한참이나 더 좁은 110필름을 사용했습니다.하지만 누구에게도 빈약한 필름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비난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초소형 SLR이라는 컨셉유지를 위해 110필름이라는 과감한 선택을한 펜탁스에 찬사를 보냈었죠.
펜탁스 Q가 AUTO 110의 후계자가 되기에 기기적 컨셉은 충분히 좋았지만, 시기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2011년 6월은 소니 NEX-C3를 필두로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 제조사들의 메인급 신제품이 줄줄히 출시 예고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펜탁스가 아무리 기존 미러리스와 다르다고 항변을 한들, 펜탁스 Q는 기존 미러리스와 승부를 벌이기 위한 펜탁스 스타일의 미러리스로, 소니 NEX와 삼성 NX 파나소닉 G/GH/GF 올림푸스 펜과 함께 정면 대결을 펼칠 기종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컨셉이 올림푸스 펜이 출시하기기도 전인 4~5년쯤에 나왔더라면 어땠을까요? 아마 디지털 카메라시장의 지형도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재편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펜탁스 Q는 충분히 훌륭한 컨셉을 가졌지만, 너무 좋지 않은 출시 타이밍을 가진 카메라가 되었습니다. 제품의 포지션은 기획와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상황과 시기가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메인 렌즈가 훨씬 더 파격적이어야 했습니다.
위 두 단락은 현재 대두된 문제에 대한 의견이라면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것은 펜탁스 Q가 세상에서 환영받기위해 꼭 지켰어야하는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 첫 번째는 렌즈입니다. 펜탁스 Q와함께 발표된 5종의 렌즈 중 토이렌즈들은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 필터들이 흔해진 요즘 광학렌즈로 재미난 사진을 표현한다는건 꽤 재미있고 신선한 시도 같습니다.
하지만 메인이 될 표준렌즈들이 너무 빈약합니다. 예전 AUTO110은 기존 SLR과 비슷한 스팩을 가진 50mm렌즈를 가진 것 만으로도 신기한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펜탁스 Q의 메인 렌즈는 45mm F1.9렌즈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 미러리스들이 모두 F1.7~F2.0대의 펜케잌렌즈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1/2.3센서 카메라의 45mm F1.9는 매력이 떨어집니다. 펜탁스가 센서의 핸디캡을 가지고도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려면 45mm 렌즈 하나만이라도 F값을 F1.0이하로 낮추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어야 합니다.
그랬다면 1/2.3센서라는 핸디캡을 가졌지만, 세상 어떤 카메라도 80만원대에서는 누릴 수 없는 셔터스피드를 경험 할 수 있었을 테고, 그 밝은렌즈가 주는 상징성은 현재 펜탁스Q의 센서에 대한 안좋은 인상을 상쇄하고도 남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80만원이라는 가격에 대한 당위성도 어느정도 채워졌을 테구요. 처음 펜탁스 Q를 보고 가장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렌즈가 너무 평범하다라는 것.
펜탁스 Q의 바디 너무 큽니다. 한참 더 작았어야 합니다.
펜탁스 Q의 등장은 소니의 NEX와 파나소닉 GF가 얼마나 대단한 경박바디인가를 증명해주는 게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거의 10배에 가까운 센서면적차이에 지금 정도의 바디크기차이로 80만원대 가격을 책정한다는건 정말 황당할 정도로 어설픈 시도 입니다. 이 카메라의 주요 타겟이 될 최상위 카메라 애호가들의 취향과 안목을 철저하게 무시해버린거죠.
펜탁스 Q가 미러리스 제조사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출시되어서도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려면 바디의 크기가 지금보다 한참 더 작았어야 합니다. 그 미러리스보다 객관적으로 더 작은 이성적 초소형의 타이틀이 아니라,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래질정도로 신기함이라는 감정에 기반한 감성적 초소형화가 이루어졌어야 합니다.
너무작아서, 그것 자체가 너무 신기해서 최악의 그립감도 즐겁게 감수하게 만들었어야 합니다. 펜탁스 Q의 1/2.3 센서가 욕먹어 마땅한건 이 대목 뿐입니다. 그 만한 센서 사용해놓고 바디가 왜이렇게 큰겁니까.
펜탁스Q에 대한 비난은 펜탁스의 어설픔이 자초한 결과물
펜탁스 Q의 가격 전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그정도 가격이 형성되어야 할 컨셉의 카메라 제품군입니다. 대신 그만한 가격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성능과 기능외의 "매력"이 채워져 있어야 겠죠. 펜탁스 Q에게 부족한건 그 매력입니다.
펜탁스의 어설픔은 곧바로 IT평론단의 고질적인 문제인 한줄세우기 여론의 장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미러리스와 비교할 제품군이 아닌데 미러리스와 비교되고 있고, 성능과 화질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많은 카메라인데 성능과 화질에 대한 의구심만 지적받고 있습니다.
펜탁스 Q가 조금만더 펜탁스 다운 카메라로 세상에 선을 보였더라면, 센서가 1/2.3이라 하더라도 카메라 자체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을 겁니다. 이 와중에도 1/1.7센서를 쓰고 렌즈도 교환안되는 라이카의 D-LUX가 120만원이라는 가격에도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 처럼 말이죠.
펜탁스의 미러리스 카메라 펜탁스 Q가 한심한건 센서가 작아서가 아닙니다. 그리고 비싸서도 아닙니다. 센서가 작고 비싼데도 불구하고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Q의 진짜 핵심들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아쉽네요.
2011.06.27 Frank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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