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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Column

초보를 위한 디지털 카메라 구매팁 #1. 번들+50mm F1.8은 초보용 렌즈가 아니다.

by No.Fibber 2022. 9. 19.

목차

     

    오래간만에 들린 처남에 집. 갓 돌 지난 예쁜 딸내미가 있으니, 얼마나 사진 욕심이 많았을까요. 손에 들려있는 카메라는 "캐논 600D" 어둑한 실내에서 열악한(?) 18-55mm 렌즈로 촬영 중인 처남에게 다른 렌즈는 없냐고 물었더니, 있긴 하지만 쓰지는 않는 답디다. "왜"?라는 질문에 저에게 돌아온 대답은

     

     

     

     

     

     

     

    "답답하고 불편해, 그리고 어려워"

     

     

     

     

     

     

     

     

    우리들의 일그러진 전설은 어디서 부터 시작된 건가.

     

     

     

     

    옛날 옛날에, 350D라는 카메라가 있었어요. 그 카메라는 초보 친구들이 DSLR이라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카메라 나라 사람들의 우상 캐논 성주님이 만든 막둥이 카메라예요. 사진 좀 찍는다는 고수 친구들은 아무것도 모른 체 DSLR을 써보고 싶다며 매달리는 초보 친구들한테 아낌없이 350D를 추천해주곤 했죠. 그뿐이겠어요?

     

    옛날보다 더 예쁜 사진 찍으라고 번들 렌즈말고 다른 렌즈도 하나 더 추천해 줬어요. 장사꾼 친구들도 얼씨구나 하고 열심히 권하며 팔아 제꼈죠. 그게 바로 우리 초보들의 영원한 친구 번들렌즈 + 50mm F1.8 렌즈 조합 이랍니다.

     

     

     

     

    캐논 350D를 기점으로 폭발하기 시작한 DSLR 시장의 여파는 초심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시커멓고 복잡해 보이는 DSLR이 부담스러웠던 우리 초심자들은 주변의 카메라 고수라고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지인들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사면되냐고, 아웃포커싱이라는 DLSR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는 게 초보를 위한 배려라고 믿는 친절한 고수님들의 눈에 들어온 건 10만 원 전후면 살 수 있는 50mm F1.8 단렌즈. 그렇게 우리들의 일그러진 전설은 시작되었습니다.

     

     

     

     

     "C發"

     

     

     

     

     

     

     

     

    "고수가 추천하고 판매자가 권하는 아이템" 이 정도면 사기도 완전범죄 수준.

     

     

    수많은 초보들에게 캐논 보급형 DSLR & 번들 + 50.8 렌즈를 추천한 카메라 고수님들, 아직도 뭐가 잘못된 건지 감이 안 잡히시죠?

     

     

     

     

     

    "너네가 그래서 안 되는 거야"

     

     

     

     

     

    봅시다. 그들과 세상이 왜 캐논 보급형 DSLR과 번들 + 50.8 렌즈 조합을 초보들에게 그렇게도 권하게 된 건지. 가장 저렴한 가격에 F1.8의 준망원(표준) 단렌즈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렌즈로 기존에 쓰던 똑딱이와는 차원이 다른 "아웃포커싱"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돈 10만 원만 추가하면 가장 DSLR다운 사진을 손쉽게 촬영할 수 있는 조합이니, 초보면 처음부터 큰돈 쓰지 말고 이 렌즈로 렌즈 교환/단렌즈/아웃포커싱으로 대변되는 DSLR 특유의 시스템을 이해해라는 뜻이었을 겁니다. 아유 정말 그 친절함과 해박한 코치 눈물겹다 눈물겨워. 가격만 싸면 제대로 쓰지도 못할 걸 사제 끼는 게 "현명함"입니까? 10만 원이 누구 집 개 이름인가?

     

     

     

     

     

    아무리 싸고 "좋아도" 항상 잘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면 안 된다.

     

     

     

    초보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처음부터 최고급 제품을 살 필요가 없다는 말에는 완전 동의. 하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초보니까 일단 싼 거부터 시작하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개 풀 뜯어먹는 논리인가요? 모든 제품을 살 때 가격은 정말 중요한 요소인 것 맞습니다.

     

    다만 싼 걸 사야 하나 비싼 걸 사야 하냐의 문제는 사용자가 본인의 목적에 맞게 잘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인가 아닌가 가 확실하게 확정되고 나서의 문제입니다. 묻겠습니다. APS-C사이즈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를 기준으로 똑딱이만 쓰다 넘어온 초심자에게 50mm F1.8 렌즈가 정말 합리적인 선택 맞습니까?

     

     

     

     

     

    APS-C타입 DSLR과 미러리스에서 50mm 렌즈는 절대 만만한 화각이 아니다.

     

    들어가기 앞서, 풀프레임과 크롭, 화각 등의 용어를 이해 못 하는 초보분들은 이 파트의 내용을 간단히 먼저 정리해드립니다.

     

     

     

     

    "50mm F1.8 렌즈는 사진 자체에 취미가 없고, 지식도 없는 당신들이 쓰기에 굉장히 어렵고 용도도 한정적인 렌즈입니다."

     

     

     

     

    망원 사진 샘플사진 이미지 출처 : 이매진

     

    APS-C타입 센서를 쓰는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50mm 렌즈의 환산 화각은 대략 75mm. 준 망원 화각입니다. 배경 압축이 되었기에, 실내보다는 야외로 나가서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 활용성이 높은 렌즈입니다.자칭 고수라는 사람들이 가끔 앞뒤 구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에게 카메라를 문의한 초보들 중 상당수는 아무리 노력하고 관심을 기울여도 이 렌즈의 화각에 적응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꽤 많은 초보 사용자들이 구입 후 얼마 되지 않아 50mm 렌즈를 봉인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초보여서 적응을 못한다며, 자책을 하기도 하죠. 고수들은 성능은 좋은데 막상 쓸데가 없는 상황을 계륵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이 뱉은 말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뭐가 잘못된 겁니까? 정말 사용을 못하는 초보들의 실력이 문제입니까? 애초부터 감당 못할 "문제"를 "해결책"으로 던진 우리 책임 아닙니까?

     

     

     

     

     

    목적 없는아웃포커싱이 사진보다 중요한가? 그래서 일단 싼 걸 사라고 한 건가?

     

    50mm F1.8 아웃포커싱 사진 이미지 출처 : mini님 블로그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아웃포커싱을 낼 수 있는 렌즈라는 것 다분히 기능적 접근입니다. 초보들이 사진 찍는 목적을 고려하지 않은 내용이죠.

     

    내 아이, 우리 가족을 찍고 싶은데, 넓은 집이 아니라서 아무리 뒷걸음질해도 상반신밖에 찍을 수 없는 답답함. 아직 사진에 사짜도 모르는데 야외로 나갔더니 화각이 좁아서 뛰어다니는 아이들 쫓아가지도 못하는 버거움. 그 사람들이 DSLR을 산 이유는 "더 잘 담고 싶어서"이지 "더 잘 느끼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쓸 수 없고, 용도가 맞지 않는다면, 아무리 싸고 좋아도 소용없습니다. 차라리 더 비싸도 실제로 잘 쓸 수 있는 것을 사야 합니다.

     

    얼마나 구구단 외우듯이 50 쩜팔 하나 더 사면 좋아를 읊어 댔으면, 용팔이 남 팔이마저 습관처럼 이걸 사서 사진 공부하라고 들이밀었겠습니까.

     

     

     

     

     

     

    초보들님들, 돈 좀 더 쓰더라도 환산 50mm 근방의 렌즈를 구매하세요.

     

     

     

    삼성 NX30mm 팬케이크 렌즈가 미러리스의 축복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이유는 뛰어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이 주는 시너지 효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초보자와 마니아 누구에게 가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한 환산 45mm의 표준화각 덕분입니다.

     

    [삼성 NX10 + 30mm F2.0] 사진을 찍으며 마음 다스리기.

     

    미러리스와 30mm 렌즈의 조합이 궁금하시면 위 포스팅을 한 번 보세요^^

     

    삼성 브랜드 특성상 NX의 판매가 다른 브랜드보다 초심자에게 굉장히 많이 이루어졌단 걸 감안하면, 어떤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어내는데,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단에서의 경험과 느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초보들에게 적합한 단렌즈는 10만 원만 내면 돼서 좋은 50mm F1.8이라는 말도 안 되는 편견은 집어치우시고, 돈 더 쓰세요. 마냥 싼 걸 사는 게 초보들의 미덕은 아닙니다. 돈 없으면? 아웃포커싱 포기하세요. 여긴 빡빡하고 슬픈 자본주의 사회잖아요? 50mm F1.8에 해당하는 환산 화각의 망원 단렌즈들은 본인이 사진에 대해 충분히 익숙해지고 나서 접근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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